무서움주의) 수유역 근처 여대 괴담

    첫번째 이야기 – 수영장 귀신


    우리학교는 학관이 하나 밖에 없어 규모가 무척 자그마한 학교거든

    이 건물 4층 복도에 밤늦은 비오는 날이면 간간히 수영장 귀신이 나타난데

    지금도 있는 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우리학교에 수영장이 있었거든.

    그런데 한 학생이 수영장에 빠져 죽고 말았나봐.

    머리부터 발 끝까지 물에 푹 젖은 모양을 하고 물을 뚝, 뚝 떨어트리면서

    4층 복도 끝에서 끝까지 천천히 돌아다닌다고 해

    고개는 푹 숙여서 얼굴도 보이지 않고 그저 말 없이 그렇게 밤새도록

    두번째 이야기 – 밴드 동아리방 귀신

    학생회관 4층에 밴드 동아리가 있어

    어느날 동아리 활동이 끝나고 아주 늦은 시간에 모임이 끝났다고 해

    차가 끊기기 직전이라고 했으니 밤10시 30분~11시 20분 사이일 거야

    이제 막 2학년이 된 친구가 1학년 후배들을 챙겨 내보내고 동방 문을 잠그기 전에 혹시

    두고 가는 건 없는 지, 창문은 닫았는 지 마지막으로 확인하기 위해 입구를 등지고 섰대

    자기 뒷쪽으론 방금 막 동방에서 나온 후배들과 동기들이 소소하게 수다를 떨며 친구가 문을

    잠그길 기다리고 있었고 창문은 다 잠궜는지 동방을 한번 쭉 훑는데 천장 모서리에 어떤

    검은옷을 입은 남자가 매달려 있더래 친구는 너무 소름이 끼쳐서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대

    그때 매달린 채 고개 숙이고 있던 남자의 고개가 들리고 친구랑 눈이 마주쳤어

    등 뒤에서 친구들이 “어서 나와~가자~!”하고 재촉하는 소리가 들렸지

    친구에게 저기 천장에 있는 게 뭐냐고 물어보려는데 남자가 한 쪽 팔을 떼내더래

    그리고 자신의 입술에 기이하게 가느다란 손가락을 가져다대며 속삭이더래

    “쉿”

    동시에 탁, 하고 불이 꺼지는 소리가 났어.

    친구가 급히 암흑을 다시 밝혔지만 동방은 텅 비어 있었대.

    세번째 이야기 – 문학 동아리방

    우리학교 문학동아리에는 수호신이라 불리는 귀신이 있다고 해

    동아리 이름을 따 ㅇㅇ신이라고 불리는 그 귀신은 보통 검은색 단발머리를 한 여자나 소년에

    가까운 중성적 목소리로 나타나는데 해코지를 하지 않고 동아리원들을 이모저모 도와준다고 하지

    어느 나른한 오후였어

    다음 수업이 있었지만 어젯밤 늦게 잔 것 때문인지 피곤하고 졸렸던 친구는 수업을 째고

    동방에서 자기로 했대. 오전 수업과 오후 수업의 중간 시간대라 마침 동방엔 아무도 없어서

    잠자기도 딱 좋았다고 해. 친구네 동방에는 등받이 없는 쇼파 2개를 붙여 만든 침대가 있었어

    쇼파로 만든긴 했지만 이불을 푹신하게 깔은 덕에 진짜 침대라 생각될만큼 편했고

    거기 누우면 저녁까지 꿀잠자버리는 자체공강러들의 핫플레이스였지

    살랑살랑 봄바람을 즐기며 창을 반쯤 열어두고 침대에 누워 이불까지 덮으니 잠이 솔솔 오지 않겠어?

    그렇게 눈이 감길락 말락하는데 귓가에 들리더래

    “…….같이 잡시다”

    하는 나즈막하고 서늘한 목소리가.

    친구는 벌떡 일어나 짐을 챙겨 수업에 들어갔어

    아무리 피곤해도 어떻게 같이 자겠어? 거기엔 친구 말고 아무도 없었는데.

    네번째 이야기 – 문학 동아리방

    위의 동방에서 있었던 또다른 일이야

    동아리원A는 아무도 없는 밤 10시에 혼자 동방을 찾았어

    그도 그럴 것이 좋아하던 사람과 막 헤어진 차였거든

    사랑한다 할 땐 언제고 치사한놈, 나쁜놈 하고 동방을 찾은 A의 손에는 술병이 들려 있었지

    술집은 문을 닫았고 집은 부모님이 걱정하시니 동방을 찾은 거야

    그렇게 A는 혼자 한잔, 두잔, 술잔을 세어가며 밤을 보냈어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누가 A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A의 한탄에 맞장구를 쳐주는거야

    A는 상대에게 고마워하면서 상대와 함께 주거니 받거니 대작을 했어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속이 쓰려 잠에서 깬 A는 동방에 홀로 자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

    화장실을 간 건가 싶어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지

    그러다가 문득 생각해냈어

    어제는 금요일 밤이었고 오늘은 토요일이라 동방을 찾을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A를 밤새 위로해준 건 누구였을까

    다섯번째 이야기 – 예대 공연 대기실

    예대 건물 쪽에 연극을 올릴 수 있도록 작은 공연장이 있어.

    그리고 그 공연장에는 더더 작은 출연자 대기실이 있지.

    말이 대기실이지 사실 온갖 기자재를 모아놓은 창고에 불과해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내가 학교를 다닐 땐 마감처리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벽에 못이

    뾰족히 튀어나와 있다거나 그랬어 거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옷에 올이 풀리기도 했거든

    거기서 있었던 일이래 공연은 삶과 죽음에 대한 주제로 공동묘지에 모인 귀신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식으로 다룬 거였어 귀신분장을 한 출연진들은 좁아터진 대기실에 옹기종기 모여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지

    원래 대기실에는 전구가 하나 달려 있었는데 이상하게 공연전에 말썽을 부려 켜지지 않는 상태였어

    캄캄한 어둠 속을 밝히기 위해 촛불 몇 개만 겨우 켜있는 대기실은 가로로 좁고 세로로 긴 형태라

    양 옆으로 앉으면 두사람이 겨우 앉을만한 넓이라고 해. 거기에 둘씩 짝을 지어 앉으니 좀이 쑤시지 않겠어?

    그래서 공연이 상연되는 동안 출연진들은 돌아가며 무서운 이야기를 하기로 했어

    촛불도 있겠다 분장도 했겠다 딱 좋은 타이밍이었지 처음에는 이야기만 하던 것이 몇 분이 지나자

    어깨를 짚는다거나 왁 하고 작게 소리를 지른다거나 해서 상대를 깜짝 놀래키는데 재미가 붙었어

    그 중에 겁이 많은 출연진B가 친구들에게 제발 자기 좀 건드리지 말라고 애원했어

    B의 친구 C는 알겠다고 말했지

    D>C>B   E<F

       >G>H    <I

    앉은 순서는 위에 그린대로였고 화살표 방향대로 서로 마주보고 있는 상태였어.

    D가 C의 뒷모습을 보고 C는 B의 뒷모습을, E와 B는 마주보는 형태로 말이야.

    E가 한참 무섭게 이야기를 끝맞췄는데 B가 반쯤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며 C에게 따졌어

    “자꾸 건드리지 말라고 했잖아 무섭단말이야!”

    C는 당황한 목소리로 손사래를 쳤어

    “나 진짜 아니야. 나 손시려서 주머니에 손 넣고 있었어 그치 G?”

    C옆자리에 앉았던 G가 고개를 끄덕였어

    “내가 봤는데 C진짜 손도 안댔어. 내가 맨 뒤라서 다봤는데 아무도 너 안건드렸는데?”

    그때 맞은 편에 앉아 있던 E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

    “….야 장난 하지마.”

    “장난 아니야 진짜로 아무도 안건드렸어, B가 긴장해서 그런거 아냐?”

    “….나도 뒤에서 무슨 손이 B건드리는 거 봤단 말이야. 너네가 장난치는 건 줄 알았는데….”

    순간 대기실에 짤막한 비명이 울려퍼졌어

    공연이 끝난 뒤 B는 두번 다시 그 대기실을 가지 않았다고 해

    여섯번째 이야기 – 도서관 수면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네. 우리학교 도서관건물에 수면실이 있거든, 그런데 유독 그 수면실에서 자면

    가위에 눌리는 사람들이 많아 좁은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여 있어서 그렇다고 애써 추측하고 있지만

    한두명도 아니고 자게에 수면실 가위로 검색하면 글들이 쏟아져나왔었어 거기가 그렇게 가위 핫스팟이라고 ……

    가위 눌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는데 어떤 남자가 나온다는 거야

    키가 굉장히 크고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남자가 수면실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빤히 쳐다보거나 한다고 해

    일곱번째 이야기 – 인사대 지하강의실

    인사대 지하 강의실에서 강의를 들어 본 적 있니? 한여름에도 서늘한 곳이지.

    어느 강사님이 수업을 하기 위해 인사대 지하 강의실을 찾으셨대. 아직 수업 시작 15분 전이라

    아무도 없는 교실에 들어가 수업준비를 하셨지.

    강의실이 지하이고 해서 누군가 들어오면 틀림없이 발소리가 울려. 구두든 운동화든.

    컴퓨터를 켜고, 화면을 확인하기 위해 숙였던 허리를 폈는데 저 끄트머리에 누군가 앉아 있는 거야.

    분명 들어올 땐 아무도 없었고 강의실의 두 입구는 하나는 교수님 바로 옆쪽에, 다른 하나는

    교수님의 맞은편에 위치해서 누가 들어오는 걸

    모를 수가 없었는데 말이야. 그래도 자기가 세팅을 하는데 너무 집중해서 못들었나보다 하고

    다시 컴퓨터에 USB를 꽂기 위해 허리를 숙였어 그러고 다시 고개를 들었는데

    아까만 해도 저 안쪽 창가에 앉아 있던 학생이 없더라는 거야

    정말 이상한 일도 다있다는 생각이 교수님의 머릿속을 스치는데 그때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들렸어

    이전 수업이 끝나지도 않았던 시간에 들어와 앉아 있다가 5분도 안되는 사이에 사라져버린 그 학생은 누구일까